몰입이란
정교하게 시뮬레이션 된 콘텐츠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전송된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며, 이런 경험이 잠 수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각과 비슷하다 하여 Immersion, 몰입이라 한다. Janet H. Murray의 저서 "Hamlet on the Holodeck"에서는 관객을 몰입시킬 방법으로 관객과 거리두기, 작품과 현실의 경계를 강조하기, 롤플레잉을 통한 다중 관객 참여 등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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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관객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의식이 확장되면서 억제되지 않은 감정, 생각, 행동을 일으키는 데, 이러한 순간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작품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순간 쉽게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콘서트나 싱어롱 상영에서 "떼창"과 같은 관객 참여가 나타나는 것처럼, 매체의 특성에 따라 몰입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과의 거리는 몰입의 절대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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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hasize the border 긍정할 수 있다. 연극이 끝나고 나면 배우들은 커튼콜을 통해 관객이 관람 한 비극은 사실 이야기 속 인물이 겪은 일이며, 실제 배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확인시켜준다. 하지만 이러한 간극을 본 관객은 오히려 극에 더욱 빠져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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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움직인다는 롤플레잉의 매력에 힘입어 MUD 텍스트 게임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주류가 되었다가, "시간을 내서 게임을 한다"는 개념이 "남는 시간에 게임을 한다"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한 판 단위의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현재의 게임에서 몰입은 다수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느끼기보다는 플레이어 간 실력 경쟁을 통해 느끼는 감정 이 되었다.
몰입을 깨야만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
Murray가 2016년에 보충 설명한 것처럼, 몰입은 감각만을 통해 느끼는 결과가 아니며, 일관성과 세부 묘사, 현실과 가상의 규제를 통해 성립될 수 있다. 이러한 역치는 사람마다 다르며, 다음과 같은 사례를 추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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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자/시각장애인/맹인은 웹툰과 같은 이미지를 이해하기 위해 줄글로 된 장면 설명이 필요하다. 이미지에 캡션이 달려있지 않으면 해석이 불가능하여 몰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음성으로 해석해주는 기능은 다른 사람에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일지라도 해당인에겐 없어서는 안 될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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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농인을 위한 자막/수어 통역도 마찬가지이다. 장면설명이 들어간 자막이 있어 맥락을 이해할 수 있고, 입 모양을 맞춘 애니메이션 덕분에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반응은 곱지 않다. "김영희 PD “내가 예능 최초 자막 넣어”... 하지만 항의 전화↑" (동아일보, 2012.10.16) "[직 업IN] ‘자막틀면 되잖아요' 항의만은...코로나 전문 수어 통역사의 하소연" (조선일보, 2020.05.31)
이머시브 미디어가 지향해야 하는 점
접근성을 통한 몰입을 일반론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적으로, 이전에는 자막이란 개념이 없었는데, 이제는 자막 없는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며, 더이상 거슬리지 않고 없으면 허 전하다. 몰입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자연스럽다. 연출 없이는 불가능하기도 하다. 여과없이 모든 장면을 나열하는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연출을 통해 생동감 있고 실감나게 보여줄 때 관객은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접근성은 일종의 개인화 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머시브 미디어는 파편화 되어야 한다.
1. 공감각적인 표현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게임을 예로 들자면, 공격받은 방향으로 시각 효과나 진동을 준다면 소리가 0인 상태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반대로 각각의 모션에 고유한 소리를 넣 으면 화면이 보이지 않아도 게임을 할 수 있다. "'눈 대신 귀로' 게임 초고수 시각장애인들" (한경일 보, 2017.05.24)
2. 자막/수어 제공의 확대가 필요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개인화 미디어의 경우 자국어 콘텐츠에서도 자막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영화관과 같은 다중 이용 시설은 자막, 더빙 콘텐츠가 부족하다. 자국어 콘텐츠에 대한 자막은 전무한 상황이고 더빙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외에도 다양한 개인화 설정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의 품질도 산업용 기기에 비해 나쁘지 않으며,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잠재적 요소, 타인을 배제하여 몰입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이 미디어의 파편화를 가속하는 추세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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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_W2D1_Imm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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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t H. Murray (1997). "Hamlet on the Holodeck: The Future of Narrative in Cyberspace". Immersion: 9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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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PD “내가 예능 최초 자막 넣어”... 하지만 항의 전화↑" (동아일보,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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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IN] ‘자막틀면 되잖아요' 항의만은...코로나 전문 수어 통역사의 하소연 (조선일보, 20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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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대신 귀로' 게임 초고수 시각장애인들 (한경일보,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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